[BA] 보잉의 현재 위기와 그 배경: 여객기부터 우주까지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Boeing)은 최근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108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잉이 주가 하락과 연이은 사고로 고전하고 있으며, 민간 항공기와 방산, 우주 사업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보잉이 맞고 있는 다양한 위기 요소와 그 배경을 분석하고, 보잉이 미래에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보잉 737 맥스 사고와 그 후폭풍
보잉의 위기의 시작은 2018년과 2019년 발생한 두 차례의 대형 사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 항공과 에티오피아 항공의 보잉 737 맥스 기종이 각각 이륙 직후 추락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잉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습니다.
이 추락 사고의 원인은 자동 비행 제어 시스템의 오류로 밝혀졌습니다. 시스템이 기체의 기수를 지속적으로 아래로 내리려 하였고, 조종사들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기체는 제어되지 않고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 이후 보잉은 시스템을 수정했으나,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2024년 1월, 알래스카 항공이 운행하던 보잉 737 MAX 9 비행기에서 이륙 6분 만에 비상 탈출구가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탑승한 승객들이 공포에 질린 채 해당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SNS에 올리며 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해당 좌석에는 승객이 없었고,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보잉사의 명성에는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 사고 이후 조사가 이루어졌고, 미국 교통안전위원회는 비행기의 나사 중 일부가 아예 박혀 있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나사가 빠져 있던 자리는 깔끔하게 비어 있었고, 이는 조립 과정에서 나사를 잊고 박지 않았음을 의미했습니다. 비행기 문짝이 공중에서 떨어질 정도로 심각한 결함이 발생한 이유가 이처럼 기본적인 조립 불량이라는 점은 보잉의 품질 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2. 주가 하락과 재정적 위기
737 맥스 사고의 여파는 보잉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 보잉 주가는 급락했고, 2019년 말부터는 하락세가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보잉 주가는 약 40% 하락하며 최악의 재정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보잉은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재정적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보잉의 재정적 어려움은 항공기 제조 사업뿐만 아니라 방산 및 우주 부문에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방산 사업에서는 미국 정부와의 고정 가격 계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등의 외부 요인에 취약해졌고, 우주 사업 부문에서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3. 경쟁사 에어버스와의 격차 확대
보잉이 위기를 맞이하는 동안, 유럽의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Airbus)는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2023년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사고에서 에어버스 항공기는 충돌 후에도 승객 전원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었고, 이는 에어버스의 우수한 안전성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반면, 보잉은 같은 기간 동안 연이은 결함과 사고로 인해 이미지가 추락했습니다.

에어버스는 탄소 복합 소재를 활용한 기술로 기체의 안전성을 높였으며,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들은 실제 사고 상황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에 비해 보잉은 기술력의 우위를 잃고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4. 방산 및 우주 사업 부문의 악재
보잉의 위기는 항공기 제조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보잉의 방산 및 우주 사업 부문 역시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잉은 미국 정부와의 여러 방산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KC-46 공중급유기와 에어포스 원 후속기 사업은 대표적인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나 고정 가격 계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승 등의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특히, 보잉의 우주 부문에서 진행 중인 스타라이너 우주선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큰 비용을 초래하면서 보잉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캡슐인 스타라이너는 경쟁사인 스페이스X의 드래곤 캡슐과 경쟁하고 있지만, 성능 문제로 여러 차례 지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5. 내부 문제: 사내 문화와 인재 이탈
보잉의 현재 위기는 단순한 사업적 실패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보잉 내부의 사내 문화와 경영 방식도 이번 위기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 등 여러 매체는 보잉이 최근 수년간 엔지니어링과 기술보다는 수익성과 주주 환원 정책에 너무 집중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술적 결함과 사고로 이어졌으며, 경험 많은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떠나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2022년 보잉에서 다수의 엔지니어들이 정년을 채우지 않은 채 퇴사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특히 2022년에는 많은 경력 있는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기술력의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신임 CEO로 엔지니어 출신의 캘리 오트버그(Calhoun Ottoberg)가 취임했지만, 16년 만에 대규모 파업이 발생하면서 경영진과 노동자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6. 노조 파업과 경영진 교체
2023년 7월, 보잉의 최대 노조인 국제 기계항공 노동자(IAM) 751 지부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인원만 3만 명노조는 4년간 임금을 40%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경영진과의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파업이 장기화되면 항공기 인도 일정이 지연되며, 이는 보잉의 현금 흐름과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보잉은 파업 참여 직원들에게 무급 임시 휴직을 지시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보잉의 신용 등급이 하락하고 추가적인 차입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7. 보잉의 미래: 과연 회복이 가능할까?
보잉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술력 회복과 안전성 강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이 엔지니어링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사내 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또한,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더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보잉의 주가는 현재 하락세에 있지만, 미래에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조건은 보잉이 얼마나 빠르게 신뢰를 회복하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